김현곤 강도사 / 막 13:14-27

◎본문: 막 13:14-27

◎개요

14-23절 환난의 날

24-27절 인자의 오심

◎본문연구

오늘 본문 말씀은 먼저 14절부터 23절까지는 환난의 날에 대한 말씀이고, 24절부터 27절까지는 인자의 오심이 어떠한지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과 부속 건물들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지는 때에 있을 징조들에 대한 말씀이 이어집니다. 멸망의 가증한 것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다니엘서에 있는 말씀을 가지고 온 것입니다. 마태는 같은 본문의 내용에서 선지자 다니엘이 말한바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다는 것은 거룩한 성소 제단에 우상 또는 우상의 제단이 세워질 것을 암시합니다. 이방 나라에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성소가 우상으로 더럽혀지는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예수님 시대로부터 약 두 세기 전에 유대인들이 정확히 그와 같은 일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주전 167년 셀레우코스 집안이 안티오코스 4세는 이스라엘에 헬라주의를 강요했습니다. 유대인들은 극렬히 저항했는데, 이것을 하시딤 운동이라고 합니다. 헬라와의 관계는 악화되기만 하죠. 이집트 원정을 마치고 시리아로 복귀하던 안티오코스 4세는 예루살렘 주민들을 살육했고, 얼마 후 성전을 제우스 신전으로 부르며 이방 제단을 설치하고 부정한 짐승인 돼지를 제물로 제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토라를 불태우고 할례와 안식일까지 금하게 되죠. 그때 예루살렘에서 죽은 유대인들이 약 4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결국 이 비극은 이스라엘의 역사적 트라우마로 자리 잡게 되죠.

예수님의 예언은 이처럼 또다시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성소에 선다면, 즉 예루살렘 성전이 이방인에 의해 짓밟히고 제단이 더러워진다면, 상상을 초월한 환난을 겪을 것을 경고하고 있으신 것이죠. 그때에 예루살렘뿐 아니라 유대 땅에 있는 자들은 즉시 산으로 도망쳐야 합니다. 임박한 재앙 앞에 사람들은 황급히 피난해야 하는 것이죠. 준비나 채비를 위해 돌아설 여지마저 허락되지 않습니다. 지붕 위에 있는 자가 집 안으로 무언가를 가지러 갈 시간조차 없습니다. 밭에 일하는 자는 멀리 벗어둔 겉옷을 가져갈 틈도 없습니다. 있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도망쳐야 합니다. 그만큼 긴박하고 심각합니다.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서는 그날은 멸망의 날입니다.

신속히 도망칠 수 없거나 곤란한 상황들이 추가로 소개됩니다. 임산부와 젖먹이는 아낙네들은 제대로 도망치지 못해 화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날이 겨울에 있지 않기를 기도하라는 것은 다른 계절보다 겨울철이 산으로 피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라는 말은 재앙의 심각성에 대한 관용적 표현으로 볼 수 있겠죠. 유대 땅에 임할 재앙의 날은 전무후무한 환난의 날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창조 이래 이 같은 환난이 없을 것이라며 환난의 심각성을 최고로 강조해서 말씀하십니다. 그토록 극심한 환난이라면 과연 살아남을 자가 있을까요?

예수님은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자들을 위해 그 날들을 감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만일 그러지 않으셨다면 한 사람도 목숨을 연명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날을 감축하신다는 직접적 표현이 구약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유대 묵시문헌들에서 이따금씩 발견됩니다. 결국 장차 예루살렘과 유대에 임할 재앙은 모든 주권이 하나님께 있는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20절에 택하신 자들은 유대인들의 자기 정체성입니다. 장차 유대에 임할 환난에서 하나님께서는 예수 안에 있는 성도들로 인해 그 심판의 날을 감하는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환난의 날에 있을 또 다른 증거들이 뒤를 잇습니다. 메시아의 도래를 예언하는 거짓 선지자들의 출현이 죠. 앞서 예수님은 자칭 그리스도라 하는 자들이 와서 많은 사람을 미혹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 좀 더 구체적인 정보가 더해지는데, 거짓 메시아들의 출현과 함께 자칭 선지자라 하는 거짓 예언가들이 출현할 것이라는 것이죠. 어떤 사람이 등장해서 그리스도가 여기 또는 저기 있다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때의 일을 내다보시며 그들의 말을 믿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활개 치는 때는 마지막 때의 분명한 징조입니다. 그들은 말로 속이고 가장하는 차원을 넘어 어떤 이적과 기사를 행한다는 측면이 위험성을 더 증폭시킵니다. 그들이 행하는 이적과 기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명시되고 있지 않지만, 택하신 자들을 미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매우 적극적으로 성도들을 믿음에서 탈선케 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초대교회 안에서 지속적 관심을 끄는 주제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에 이 문제를 매우 상세하게 전하며 그들의 신앙을 강력히 경계합니다. 특히 악한 자가 등장해 능력과 표적과 기적을 행하는데, 그것은 사탄의 활동이며 거짓과 속임수임을 분명히 합니다. 택함 받은 성도들은 그것에 미혹되어서는 안됩니다. 심각하게 여기며 삼가 예수님의 이 말씀들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어서 24절 말씀부터는 천체의 놀라운 변화와 인자의 영광스런 출현 등 우주적 표현들을 사용합니다. 이 표현들은 예수님이 구약의 생생한 묘사를 인용한 것입니다. 천체의 이상 현상은 이사야서의 말씀, 구름 탄 인자의 등장은 다니엘서의 말씀, 자기 백성을 사방에서 모음은 이사야서와 예레미야, 에스겔서의 말씀으로 전부 구약적 이미지로 구성됩니다. 그러나 본문 13장 전체 맥락은 예루살렘 멸망을 전망하지만, 그 전망은 세상의 끝, 종말까지 내다본다는 점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뿐만 아니라 기독교 역사 내내 메시아나 선지자로 칭하는 자는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 가르침은 앞으로 계속해서 실현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요구한 분별은 끝까지 중요합니다. 특별히 여러 소문과 눈에 보이는 신기함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최고 능력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속에 담긴 그분의 사랑과 공의의 표현이기에, 그것을 담은 복음이 참 진리이자 분별의 기준입니다. 기록된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진지함과 열심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죠. 아울러, 거짓의 풍파 속에서 진리로 잘 견디는 것도 필요합니다. 쉽지 않기 때문에 주님의 도우심이 필요하고 주님께 구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예배와 기도 등 경건 생활을 하는 이유 중 하나죠. 주님 안에서 진리로 분별하고, 분별한 진리 안에 굳건하게 서 있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세상의 수많은 유혹과 미혹이 우리를 공격한다고 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잘 분별하고 말씀을 수호하여 주님께 칭찬받는 착하고 충성된 종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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