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형 목사 / 신 16:1-17


◎ 본문: 신 16:1-17
◎ 제목: 하나님의 시간을 사는 법

1. 본문 개요
    a. 신 16:1-15           여호와의 절기
    b. 신 16:16-17           순례 명령

2. 관찰
    a. 1-8절:   유월절을 지키라
    b. 9-12절:   칠칠절을 지키라
    c. 13-15절:   초막절을 지키라
    d. 16-17절:   일 년 세번 여호와의 택하신 곳으로 나아와 절기를 지키라

3. 적용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은 이스라엘의 3대 절기입니다. 이 세 절기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하나님의 나라’로 삼으신 하나님의 놀라운 ‘구속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고, 언약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축제입니다. 이스라엘은 이 절기를 통해서 무엇을 확립하게 됩니까? 다름 아닌 ‘하나님의 시간을 살아내는 삶’을 구현하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즉,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 속에서 ‘세상이 계수하는 시간의 계산법’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 계산법’으로 살도록 하기 위해 절기를 주셨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일 년에 세 번의 절기를 통해 ‘하나님의 시간’을 사는 방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을 산다.’는 것을 헬라어 표현으로 바꾸어보면 ‘카이로스로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헬라어에는 ‘시간의 개념’을 가리키는 두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하나는 ‘크로노스’이고,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입니다. 크로노스는 ‘자연적인 시간,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시간’을 뜻합니다. ‘지금 몇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지금 몇시 몇분입니다.’라고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의 개념을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카이로스는 ‘하나님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사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새벽 5시이지만, 저와 여러분은 이 새벽에 전대중앙교회 지하 사랑홀에서 ‘새벽기도회’라는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의식하고 그분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이 순간이 바로 ’카이로스의 시간’이 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을 이스라엘에게 하실 때에도 동일한 맥락입니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라는 겁니다. ‘죄의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노동과 돈’에 담보 잡힌 일상의 시간, ‘크로노스’를 살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카이로스’를 경험하는 삶을 살라는 겁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백성’과 세상 사람과의 극명한 차이를 이룬다는 겁니다.

    이 안식일과 같이 절기도 인생이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살아가게 하는 장치입니다. 일년의 3대 절기는 은혜의 공급자 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감사하며 교제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은 무엇을 말합니까? 매 순간 은혜로 얻은 구원에 감사하며 거룩한 삶으로 화답하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절기를 준수하는 것은 바로 그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는데 있습니다.

    먼저 유월절을 살펴보겠습니다. 3절 하반절에 유월절의 의미는 매우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유월절이 가지는 의미는 ‘…. 네 평생에 항상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온 날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 있을 때에는 노예였고, 애굽의 왕이자 신과 같은 존재로 받들어 진 ‘바로’를 섬겼습니다. 그런데 유월절을 계기로 이스라엘은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하나님만을 섬기는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바로 ‘거룩’입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에 그 백성도 거룩해야 합니다. 그래서 4절을 보시면, 유월절을 지내는 동안 이스라엘의 모든 지경 가운데에슨 ‘누룩’을 보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첫날 해 질 때에 제사 드린 고기를 밤을 지내 아침까지 두지 말아야 합니다. 누룩은 ‘변화시키는 주체’입니다. 거룩은 ‘변질이 없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음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누룩’을 없애는 것은 ‘변질하지 않겠다.’는 상징입니다. 밤새 고기를 두지 않는 것은 출애굽 하던 당시 ‘첫 유월절’에 그렇게 한 것을 반복해서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첫 유월절에 하나님께서는 ‘고기를 남겨두지 말고,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사르라.’고 하셨습니다. 이유는 모든 것을 뒤로 한체, 미련을 두지 말고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남기지 않는 것’은 미련을 남기지 않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출발함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유월절은 ‘거룩과 모든 매여 있던 것으로부터의 떠남’을 확인하는 카이로스의 시간입니다. 이 절기를 지킴으로서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존재의 시작’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고 능력임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바로 이 구원의 기억은 어떤 유형의 자산보다도 공동체가 지켜야 할 영적 유산이 되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예배의 자리에 나아올 때마다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해야 합니다. 구원 받은 삶은 어느 조각 하나도 나로 말미암은 것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 은혜와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기억하는 것만이 우리의 예배시간을, 그리고 우리의 삶을 ‘하나님의 시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임을 믿으시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칠칠절은 첫 수확의 열매를 드릴 때, 초막절은 모든 수확물을 거두어 드린 후에 지키는 절기입니다. 이 두 절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소유와 소출의 주인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수확의 시작에서부터 수확의 마침에 이르기까지의 그 모든 시간이 바로 ‘하나님의 시간’이 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두 절기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이루어야 할 일이라는 겁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예배가 그러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일 예배를 통해, 일주일 동안의 모든 시간이 다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그분을 높여드립니다. 그리고 매일 새벽의 시간에 드리는 이 ‘새벽기도회’를 통해 우리의 매일매일의 시간, 일분 일초가 다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해 드립니다. 주중에 ‘수요, 금요기도회’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일주일 간에 중간 중간 잠시 우리의 일상을 멈추어서 우리의 모든 시간이 다 하나님 앞에서 의미있는 ‘카이로스’가 되게 하기 위함이라는 겁니다.

    어떤 이들은 직장 생활을 통해서 수입을 얻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영업으로 수입을 얻고요. 가정 주부들은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돌보고 일구는 것이 또한 그분들의 기업입니다. 학생은 학업으로, 모든 일선에서 물러나 은퇴하신 분들은 제2의 인생을 통해 여전히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기업을 경영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이라는 고백을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의 진정한 기업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참 하나님의 백성의 고백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진정한 나의 기업으로 여기는 사람이 진정 참 예배자가 될 수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절기는 잔치입니다. 그런데 먹고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안에 담긴 진리를 마음에 새길 때에 ‘진정한 잔치’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절기를 지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절기에 담긴 진리를 매일, 매주, 매월, 매년, 주어진 시간의 질서 속에서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삶’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거룩과 헌신’을 통해 참 예배자로 서서 ‘하나님의 시간을 살아내는 사람’으로 서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참 예배자로 세워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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