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형 목사 / 막 10:23-31


◎ 본문: 막 10:23-31
◎ 제목: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

1. 본문 개요
    a. 막 10:23-27           부자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제자들에게 가르치심
    b. 막 10:28-31           먼저 된 자 나중 되고 나중 된 자 먼저 됨

2. 본문 관찰
    a. 23절: 부자와 하나님 나라
    b. 24-25절: 제자들의 놀람과 예수님의 교훈
    c. 26-27절: 제자들의 반응
    d. 28절: 베드로의 질문
    e. 29-31: 예수님의 약속

3. 적용
    오늘 본문은 ‘제자도와 돈’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물질주의’ 세상 가운데에서 가장 큰 제자도의 걸림돌은 돈일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힘든 요소 또한 돈입니다. 왜냐하면 돈은 ‘하나님’에 견줄 만큼 강력한 숭배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돈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을 때, ‘돈’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맘몬’입니다. ‘맘몬’이라는 신의 이름을 가져 왔습니다. 돈에는 인간을 종으로 삼을 만큼 큰 권능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결국 ‘제자 됨’은 ‘돈의 노예’가 아닌 ‘하나님의 종’으로 사는 삶이라는 것을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입니다.

    23절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둘러보시고는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의 바로 앞 단락인 10:13-22절을 통해 어린아이와 재물이 많은 부자를 대조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자들은 천국에 합당합니다. 하지만 재물이 많은 자는 근심하면서 예수님 따르기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심히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은 재물을 경멸하시고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공산주의나 금욕주의를 지향하시는 분이십니까?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자기를 따르기 위해 전부 재산을 처분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를 따르는 것의 가치가 자신의 재물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신 겁니다. 부자는 하나님 나라 가치보다 재물에 더 큰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돌아갔다는 겁니다. 참 제자는 더 이상 ‘물질의 가치’를 더 크게 두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가치’를 최우선하는 사람이라는 거죠.

    제자들은 앞선 단락에서 예수님을 찾아온 부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재물이 있는 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말씀을 듣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니 저렇게 율법과 계명을 잘 지키는 사람이 ‘물질에 대한 우선순위’ 때문에 예수님을 따르지 못하고 근심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한 비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바로 ‘낙타와 바늘귀’ 비유입니다.

    낙타와 바늘귀의 대조는 사실상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의 대조입니다. 가축으로 가장 큰 낙타가 구멍으로 가장 작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그림언어입니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만큼 부자에게 재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놓고 하나님 사랑하는 길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일을 어렵다는 말입니다.

    사실 재물을 마음에 두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겁니까? 맞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다면 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는 ‘부자의 정의’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누가 부자라는 말일까요? 무조건 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입니까? 아닙니다. 부자는 돈이 많든 적든 그것이 자기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자를 말합니다. ‘소유욕’의 문제라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낙타와 바늘귀’ 비유를 들으면서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아무리 돈이 많지 않다 할지라도 소유욕에 빠진다면, ‘다 내 돈’이라고 생각하는 삶을 산다면 그 사람은 부자입니다. 하나님께서 결국 원하시는 것은 ‘제자도’를 실천하는 사람이 ‘청지기’가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것이 아니라 주인의 것이기에 내 소유가 아니고 주님의 소유임을 고백하며, 주님의 의도와 방법대로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바로 ‘부자’가 아닌 ‘제자’로 사는 길이라는 말입니다.

    이 모든 말씀을 들은 제자들은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지 묻습니다. 제자들은 앞서 ‘부자’가 돈도 많지만, 계명도 잘 지켰고 예수님한테 칭찬 받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네 소유 다 팔고 나를 다르라’고 하니 근심하며 떠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부자는 천국에 못 간다.’고 말씀하시니 자신들의 현 주소가 궁금했을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고 선언하십니다. 재물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고 십자가의 길을 가는 ‘제자’는 오직 ‘하나님만 창조하실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그 ‘변화와 제자도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내 의지와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하는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베드로의 말대로 지금 예수님과 함께 가고 있는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른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많은 것을 희생한 제자들에게 ‘현세의 복과 내세의 영생’을 약속하십니다. 제자들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손해 봤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지 안하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들이 치른 대가에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풍성함이 주님에 의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예수님은 현세에서 은혜와 함께 고난도 받아야 함에 대해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현세에서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세상의 거절과 외면이 뒤따르는 것을 전제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박해’로 나타납니다. 세상의 박해는 제자들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하지만 박해를 받을수록 하나님 나라의 부요함을 더욱 맛보게 되는 것이 바로 ‘자신이 버린 것’과 ‘하나님으로부터 받게 되는 것’의 대조로 나타나는 겁니다.

    그런데 베드로로 대변되는 제자들의 마음속에는 자신들이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버린 것을 나열하면서, 자신들은 부자가 아니니 영생에 들어갈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있음을 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자신들이 버린 것보다 더 많은 것, 그것도 세속적인 성취를 바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문제는 무엇입니까? 마음으로는 여전히 ‘재물을 사랑하는 부자’라는 겁니다. 제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많은 재물로 인해 근심하며 돌아가던 부자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모습이라는 거죠.

    그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31절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먼저 제자 된 그들이 나중이 될 것이고, 지금 제자들의 그룹에는 들지 않은 자들, 즉 지금 제자들이 생각할 때에 제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먼저 영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전부가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로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코 그 사람은 ‘제자’라 불려도 ‘바늘귀’를 통화히지 못한 부자에 불과합니다.

    이 새벽에 우리의 제자로서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성도님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주님을 알고 헌신하며 따르게 된 것을 감사하지 않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 됨으로 말미암아 ‘제자 됨’에 대한 나의 ‘지분’을 주장하거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우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을 아니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할 줄로 믿습니다. ‘수고와 희생’은 ‘제자로서의 마땅한 반응’이지 그것이 나의 ‘신앙적 배경’이 되어 지배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이 말씀하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는 비극’을 자초할지도 모릅니다. 늘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여 끝까지 푯대를 향하여 경주하는 ‘제자도’를 실천함으로 말미암아 죄인임에도 예수의 보혈로 이루신 의를 덧입어 ‘하나님 나라’ 바늘귀를 통과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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