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강도사 / 막 14:22-31

◎본문: 막 14:22-31

◎개요

22-25절 마지막 성만찬

26-31절 감람산에서의 마지막 시간

◎본문연구

오늘 본문 말씀은 두 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22절부터 25절까지는 마지막 성만찬 내용의 말씀이고, 26절부터 31절까지는 감람산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예루살렘 경내 어느 큰 다락방에서 있었던 예수님 공동체의 만찬은 제자들의 잠재적 배신과 의심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의 갑작스런 행동이 분위기를 반전시킵니다.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먼저 떡을 취하며 축복하십니다. 누룩 없는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며 받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곧바로 잔을 취하고 감사기도를 드리신 후 제자들에게 주십니다. 그 잔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제자들은 예수님이 주는 떡과 잔을 받아먹고 마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몸을 먹고 피를 마신 것이죠.

이것은 훗날 초대교회에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다시 오심을 기념하고 전하는 거룩한 성찬 예식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됩니다. 먼저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내 몸이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떡이 떼어지는 것을 몸의 찢김과 급히 연결하여 성찬 예식적 의미를 연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먼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유월절 누룩 없는 떡은 고난의 떡이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고난을 앞두고 있고, 고난의 떡을 나눈다는 것은 제자들 역시 에수님의 고난에 동참할 것을 암시합니다. 제자들의 배신과 부인이 있겠지만 예수님은 떡을 함께 나눈 그들이 자신의 고난에 동참할 것을 알고 그렇게 초청하신 것이죠.

예수님이 잔을 제자들에게 주자 그들이 마십니다. 그리고 이 포도주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라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더하며 자신의 고난과 연결하십니다. 이것은 출애굽기의 언약의 피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애굽기 24장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출애굽기 24:8 모세가 그 피를 가지고 백성에게 뿌리며 이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

시내 산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피의 언약을 맺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피를 언약의 피와 연결해 자신의 죽음이 곧 하나님과의 언약을 새롭게 할 것을 강조하시는 것이죠. 이것은 과거 예레미야 선지자가 예언한 메시아적 새 언약입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이렇게 예언을 합니다.

예레미야 31:3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32 이 언약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맺은 것과 같지 아니할 것은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33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잔을 받아 마신 제자들은 그 언약에 들어온 새 이스라엘 공동체입니다. 유대인들에게 피를 마신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적인 개념입니다. 초대교회가 이 부분을 성찬의 신학적 의미로 정립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언약의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를 마신다는 것은 예수님의 죽음이 가져올 구속적 은혜를 덧입는 것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보이신 특별한 행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취하시며, 축복과 감사기도, 나누어 주심 그리고 받음의 행동인데, 앞서 두 번에 걸쳐 무리를 먹이신 사건을 연상케 합니다. 사실 이런 행동은 유대인들이 유월절 만찬에서 자녀들에게 유월절의 의미를 가르치는 장면에서 익숙한 행동입니다. 과거 출애굽 때 제정된 유월절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일을 기념합니다.

그러나 장차 있을 놀라운 구원의 그림자였죠. 이제 곧 있을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실체적 구원 사건이 실체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대 시간상으로 당일 날이 밝으면 예수님은 유월절 어린 양이 될 것입니다. 누룩없는 떡이 찢기듯 그분의 몸이 찢길 것이며, 그의 몸이 쏟아낼 피는 구원을 보증하는 언약의 피가 될 것입니다. 그는 많은 사람을 위한 대속물이 될 것입니다. 제자들은 떡과 잔을 마심으로 예수님의 고난과 새 언약에 동참합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인 25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하나님 나라에서 새 것으로 마시는 날까지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 이 말씀은 다락방 만찬의 떡과 잔을 자신의 죽음과 연결하는 것을 넘어서 장차 종말에 베풀어질 메시아 잔치까지 이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유월절은 지금이 마지막입니다. 더 이상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마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완성하실 그때, 하나님 나라에서 새 것으로 마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약속이 확실한 약속임을 믿고 그 날을 소망하며 인내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한밤중 예루살렘 경내에서 다시 빠져나와 기드론 골짜기를 지나 감람산에 이르게 됩니다. 제자들에게 익숙한 장소지만 예수님과 함께할 마지막 장소가 되는 것이죠. 예수님은 다락방에 이어 또다시 제자들에게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이렇게 충격적인 말씀을 건네십니다. 여기에서 버리다 라는 헬라어 스칸다리조라는 단어의 본뜻은 믿음에서 이탈하다, 죄에 넘어지다, 배척하다라는 뜻입니다. 그 자체로 의미를 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곧바로 예수님이 스가랴 13장 7절 말씀을 인용하시죠.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들이 흩어지리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스가랴의 예언을 성취하는 맥락입니다. 양들이 흩어지듯 제자들이 흩어질 것이라는 의미이죠. 그렇다면 버리리라는 뜻은 제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예수님만 홀로 있게 될 것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버렸다기보다는 어떤 힘에 의해 예수님과 제자들이 분리될 것이며, 그 분리가 제자들에게 넘어지는 결과, 배교나 부인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겁니다. 이런 비극적 시나리오는 예수님의 부활을 위해 반드시 현실화되어야 합니다. 죽음을 넘어선 부활 이후 예수님은 처음과 같이 제자들을 갈릴리에서 모으실 것입니다. 제자들의 무지와 실패로 얼룩졌던 갈릴리는 부활의 주님과 함께 새롭게 회복되는 새 사역의 출발지가 되었죠.

하나님은 언약을 깬 옛 언약 백성 이스라엘에게 새 언약을 약속하셨는데, 그 안에는 죄 사함과 새로운 관계 맺음이 들어 있습니다. 언약은 목숨 걸고 관계를 맺는 것이기에 피의 계약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죄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이자 새 언약을 체결할 때 흘릴 피라고 말씀합니다. 자신은 구약에서 약속한 메시아이며, 이제 당할 죽음이 구원의 통로가 될 것이라는 가르침이죠. 제자들은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기도 두려워했지만, 이런 가르침은 부활 이후 예수님의 정체성과 사역을 이해하는 실마리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별히 우리 장로교회 합동교단은 성찬에 대해서 영적 임재설을 기준으로 합니다. 카톨릭은 화체설이라고 해서 신부가 감사기도를 통해서 과자와 포도주를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시켜 그것을 먹는다고 하죠. 그래서 신부의 권위를 높이는 교묘한 거짓 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적 임재설을 기준으로 하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영적으로 실제로 임재하시는데 그 대상이 예수님을 믿는 믿음을 가진 신자의 믿음이 그 임재의 대상입니다. 음식 자체가 아니며, 성찬상 자체도 아닙니다. 믿음으로 참여하는 신자에게 임하시는 것이죠. 예수님은 오직 신자에게만 임하십니다. 불신자나 어떤 물건에 임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범신론처럼 되죠.

이 성찬을 예수님께서 친히 제정하신 것이죠. 왜입니까? 믿는 성도들과 항상 함께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를 향한 한없는 사랑 때문이죠. 우리는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 때문에 은혜를 입었음을 항상 기억하시고, 감격과 감동이 충만한 삶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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