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행 2:1-13
◎개요
1-4절 오순절 성령 강림
5-14절 각국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반응
◎본문연구
오늘도 기도의 자리에 나오신 모든 분들 은혜가 충만한 하루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두 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절부터 4절까지는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이고, 5절부터 14절까지는 각국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반응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순절 성경강림 사건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성령이 주도하시는 교회의 역동적 구원사역이 닻을 올렸다는 증거이자 온 열방이 복음을 들을 수 있게 되었음을 알리는 복된 사건입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의 다른 말이 성령행전 혹은 전도행전이라고 불리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령을 보내시겠다는 예수님의 약속을 따라 제자들과 무리는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정확한 날짜를 특정해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지만 그날이 임박했음을 알고 기도에 전념했던 것이죠. 오순절 날 제자들이 한 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모두 앉아 있을 때, 홀연히 하늘로부터 강하게 불어닥치는 바람 같은 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리입니다. 모두가 듣고 느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하늘로부터 제자들 가운데로 임했습니다. 소리는 금세 볼 수 있는 이미지로 나타났습니다.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신비한 현상들을 인간의 언어로 묘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제자들의 눈에는 불줄기가 바람에 마구 갈라지는 것 같았고, 이것을 불의 혀에 빗댄 것이죠.
그런데 그 불의 혀들이 각 사람들 위에 하나씩 내려앉았습니다. 성령이 각 사람에게 충만하게 임재한 것입니다. 혀라는 헬라어 글롯사라는 단어는 혀를 뜻하기도 하지만 언어를 뜻하기도 합니다. 불의 혀 같은 것이 모두에게 임하자 성령이 그들의 입술을 주장하시고, 그들이 전혀 다른 언어로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앞서 예수님은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이죠. 여기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은 단회적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약속하신 성령이 활동하는 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나중에 베드로의 설교에서도 등장하지만, 하나님이 요엘 선지자로 하신 약속의 말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라는 예언이 성취된 사건입니다.
이후로 개인이나 공동체가 성령을 받거나 충만해지는 일이 가능하게 됩니다. 성령을 받는 것을 성령 세례라고 동일하게 표현할 수는 있지만,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반복과 재현을 기대할 수 없는 특별한 사건인 것이죠. 특별한 현상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령이 각 사람의 혀를 완벽하게 통제하시며 다른 언어를 말하게 하셨는데, 이것은 개인과 교회의 덕을 세우는, 은사로 주신 방언과는 다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때 각 사람이 말한 것은 분명 다른 언어이며 그 언어 사용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살아 있는 말이었습니다.
이것은 창세기 11장에 등장하는, 과거 하나님이 언어를 흩어버리심으로 심판하신 것과 대조하여 이제 예수공동체의 입술을 통해 다양한 언어로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구원을 얻을 수 있도록 온 인류를 하나로 묶으실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이 있는 그 무렵 예루살렘에는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천하 각국에 흩어져 있던 경건한 디아스포라 유대인 순례객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이 경건한 디아스포라 유대인 순례객들 역시 하나님이 하실 무언가를 고대하며 오순절까지 장기 체류하며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신비롭고 이상한 소리에 이끌려 어디론가 모이게 됩니다. 바로 제자들이 모인 그 집이었죠. 즉 성령이 제자들로 말하게 하실 때, 그 큰 소리에 이끌려 그 집으로 몰려든 것입니다.
제자들이 계속 방에서 큰 소리로 말했는지 아니면 밖에서 외쳤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하지만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모였을 때는 제자들이 이미 집 밖에 나와 말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큰 소리를 듣고 모였는데 제자들이 각각 자기들의 언어로 말함을 듣고 모두 너무 놀라워했죠. 제자들이 각기 다른 언어를 말할 때,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각자 자기의 언어로 말하는 제자들 앞으로 이끌렸을 것입니다. 그 제자들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두 가지에 놀랍니다. 자신들의 모국어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어 놀랐고,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내용에 놀랐습니다.
우선 자신들의 모국어를 말하는 제자들을 보며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그들은 제자 무리를 보고, 발음과 억양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갈릴리 출신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렸습니다. 대개 어투를 가지고 갈릴리 출신이라 반응하는 것에는 배우지 못한 자들이라는 경멸함이 섞여 있지만, 이 경우는 갈릴리 출신이라면 할 수 없는 자신들의 모국어 구사에 놀란 것입니다. 아람어가 모국어이고 헬라어나 간신히 구사할 줄 아는 갈릴리 촌부들이 이처럼 다양한 외국어를 더듬거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신비였던 것이죠.
곧이어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각 사람이 난 곳을 밝힙니다. 총 열 여섯 지명이 등장을 하는데 누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런 순서로 나열했는지에 대해서는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각 출신 지역 언어로 들었던 말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라고 외칩니다. 즉 그들이 들었던 내용은 하나님의 큰 일에 대한 소식이었습니다. 경건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고대하고 기대한 하나님의 큰 일이 놀라운 신비와 함께 갈릴리 촌부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었던 것이죠.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소개되지 않으나 분명 하나님의 큰 일은 그들에게는 복된 소식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큰 일, 문자적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일들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으로 행하신 구원을 위한 위대한 일들, 곧 복음이 담고 있는 내용들이었겠죠. 복음이 복음을 필요로 하는 자들의 언어로 들려진 사건입니다. 이것이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의 본질입니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이처럼 제자들의 언어 구사에 놀라고 그 내용에 더 크게 놀랍니다. 그들의 감정은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그곳에 모인 모두가 놀라고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누가는 이들의 엇갈린 반응을 들려줍니다. 대부분은 긍정적 태도로 도대체 이 일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느라 말을 잇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중 일부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들은 제자들이 새 술에 취했다며 조롱하고 나선 것이죠. 여기에 취하다라는 단어는 가득 채우다, 충만하다를 뜻합니다. 성령에 충만했던 제자들을 술에 충만한 자들로 치부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장차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도리 때, 듣는 자들의 두 가지 반응을 예고합니다. 복음을 듣고 하나님의 큰 일 앞에 항복하는 자들도 있겠지만, 그 일을 하찮게 업신여기며 조롱하는 자들도 있을 것임을 보여줍니다. 즉 구원을 얻게 되는 자들이 있겠지만 반대로 심판을 면치 못할 자들도 있는 것이죠.
오순절 성령강림과 그로 인하여 다른 언어들을 말한 사건은 인종과 나라와 언어의 거대한 장벽을 넘어서 장차 온 열방이 복음과 하나님 나라로 새롭게 연합할 것에 대한 거대한 청사진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또, 앞으로 사도행전 말씀을 통해서 그 청사진이 어떻게 실제가 되는지 우리에게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장차 모든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이 하나님과 어린양을 찬송함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이처럼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활동하는 새 시대를 시작하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그리고 다른 언어들로 각국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하나님의 큰 일을 전한 사건은 앞으로 온 열방에 복음과 하나님의 나라로 새롭게 될 것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이 사건들의 귀하고 은혜로운 영향을 받아 복음을 듣고 구원을 얻은 증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의 복음의 역사에 우리도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뿐 아니라, 우리의 가족들과 친척들, 친구들, 이웃들도 복음의 역사에 참여하자고 복음을 전파하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