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행 15:36-16:15
◎개요
36-41절 바울과 바나바가 나뉨
16:1-5절 루스드라에서 디모데가 동행
16:6-10절 드로아에서 본 환상
16:11-15절 빌립보의 루디아
◎본문연구
오늘도 기도의 자리에 나오신 모든 분들 은혜가 충만한 하루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크게 4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36절부터 41절까지는 바울과 바나바가 나뉘어지는 내용이고, 16장 1절부터 5절까지는 루스드라에서 디모데가 바울과 동행을 하게 되죠. 그리고 16장 6절에서 10절까지는 드로아에서 본 환상에 대한 내용, 11절부터 15절까지는 빌립보의 루디아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할례와 율법 그리고 이방인의 구원에 대한 민감한 문제가 잘 해결되자 안디옥 교회는 더욱 주님의 말씀으로 든든해졌습니다. 얼마 후 바울은 바나바에게 1차 전도여행 때 세웠던 공동체 형제들을 독려차 방문하자고 제안합니다. 바나바는 조카인 마가 요한을 데려가자는 제안을 하지만, 바울은 여기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죠. 그래서 제안을 거부합니다. 밤빌리아 버가에서 두 사람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가버렸던 마가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38절에 함께 일하러 가지 아니한 자라고 마가를 표현합니다. 이 표현은 바울의 부정적 평가가 실려 있는 표현이죠. 바울은 그를 데리고 가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바울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에 늘 관대하고 넉넉했던 위로의 사람 바나바가 격하게 반응합니다.
두 사람은 이 일로 심히 다투게 되죠. 얼마 전 예루살렘 교회와 안디옥 교회가 높은 담장을 넘어서 서로 연합한 일을 경험한 두 사람이 이런 일로 감정이 상해서 다투고 나누어짐으로써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있습니다. 격한 감정은 당장 봉합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따로 이동하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바나바는 조카 마가와 함께 배를 타고 1차 여행의 첫 행선지였던 구브로로 갔고, 이후로 바나바는 누가의 기록에서는 나타나지 않죠. 한편 바울은 실라를 택합니다. 예루살렘 교회 파견인이었던 실라가 이방 교회 방문에 동행하는 것은 여러 모로 의미가 컸을 것입니다. 바울과 실라는 안디옥 교회 형제들의 기도와 격려를 받으며 육로를 통해서 수리아와 길리기아로 다니며 교회들을 견고하게 합니다. 그들은 방문한 교회마다 예루살렘 교회의 결정문을 읽어주었습니다.
바울 일행은 1차 전도여행의 종착지 더베와 루스드라를 방문합니다. 루스드라에서 디모데를 만나는데, 1차 때 언급되지 않았던 인물이죠. 누가는 그를 제자로 소개하고 그의 어머니 역시 믿는 유대 여자라고 소개합니다. 1차 때 복음을 받은 가정이죠. 디모데의 신앙은 루스드라뿐 아니라 북부 이고니온까지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이 젊은 청년의 아버지는 헬라 사람입니다. 바울은 디모데를 여정에 동참시키고자 합니다. 부모의 동의가 있었음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디모데를 데려다가 할례를 받게 합니다. 앞서 할례 문제가 명료하게 정리된 상황에서 바울의 뜻밖의 행동이 당황스럽게만 보입니다. 율법에 남달랐던 바리새파 출신이었기에, 바울도 결국 할례를 포기하지 못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울은 동족 유대인들을 전도할 때 일차적으로 회당을 먼저 찾아갔었죠. 디모데는 바울과 함께 회당을 자유롭게 출입해야 하는데, 유대인들이 제지할 게 뻔한 상황이었던 것이죠. 할례는 디모데가 불필요한 마찰 없이 자유롭게 유대인 사역에 동참하기 위함인 것이죠. 또 전도 대상자인 유대인들의 신앙과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도 있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디모데의 아버지가 헬라인임을 알았고 더불어 그의 무할례도 알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디모데를 다만 수행원이 아니라 동역자로 생각합니다. 복음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전도 대상자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바울의 유연성은 사역 내내 빛을 발합니다. 그렇게 디모데가 바울 일행에 합류하여 여러 성을 다니며 교회들을 견고하게 합니다.
특히 예루살렘 교회가 결정한 사항들을 전하며 네 가지 규정은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합니다. 이방 성도들의 부정적 반응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교회는 믿음으로 더욱 굳건해지고 성도의 수는 날마다 늘어갔습니다. 이제 바울은 이방 전도 사역에 대전환을 가져오는 사건을 만나게 됩니다. 누가는 성령이 소아시아에서 복음 전하는 것을 막았다고 기록합니다. 바울 일행은 방향을 틀어 북부 브루기아와 동부 갈라디아 땅으로 향합니다. 성령이 바울을 어떻게 막으셨는지 소개되지 않지만 상황과 여건이 막혔을 것입니다. 두 번째 전도여행을 계회할 때 성령이 언급되지 않습니다. 바울의 계획은 마가 때문에 한 번 틀어졌고, 소아시아 사역에서 역시 어긋납니다. 바울 일행은 마치 방향을 잃은 듯 우왕좌왕하죠.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소아시아 북부 무시아 앞까지 이릅니다. 거기서 바울은 다시 북동쪽 비두니아로 가고자 했으나, 또다시 예수의 영이 가로막습니다. 어쩔 수 없이 무시아를 지나 에게해의 항구 도시 드로아로 내려갑니다. 이 과정에서 바울은 자신의 계획보다 훨씬 큰 성령의 계획을 마주하게 됩니다.
드로아에서 밤에 바울이 환상을 보게 되죠. 한 마게도냐 사람이 바울에게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고 외치는 환상입니다. 바울은 즉시 마게도냐로 건너가기를 힘씁니다. 하나님께서 그곳에 복음을 전하라는 부르심으로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바울 일행은 배에 올라 사모드라게 섬을 지나 순풍에 밀려 이틀 만에 네압볼리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동서로 뻗은 육로 비아 에그나티아를 타고 약 16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빌립보에 이릅니다. 마게도냐 지방의 첫 성이라는 말은 지방을 선도하는 도시를 뜻하죠. 에게해에 근접해 있고 잘 정비된 도로를 가진 지정학적 탁월함은 마게도냐를 선도하기에 충분한 도시였습니다. 로마 부대와 퇴역 장교들의 정착지였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도 중요했습니다. 빌립보는 로마 황실로부터 로마 본토에만 부여되는 이우스 이탈리쿰이라고 하는 지위, 즉 세금 면제, 사유재산 인정, 재판권의 지위를 얻어 속국으로서 최고의 특권을 누렸습니다.
거기서 바울 일행은 며칠을 지냅니다. 안식일이 되어 기도할 곳을 찾았는데, 주변에 유대 회당이 존재하지 않아서 강가에 이르자 모여 있는 여인들을 발견하고 복음을 전하죠. 거기서 두아디라 시에서 자색 옷감 장사를 하는 루디아를 만나는데, 누가는 그녀가 하나님을 섬기는 여인이라고 묘사합니다. 누가는 주께서 그녀의 마음을 열어주셔서 바울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했다고 언급합니다. 그 결과 그녀와 집안 모두가 세례를 받게 됩니다. 그렇게 루디아는 유럽의 첫 회심자가 되며 더욱이 그녀의 가정은 유럽의 첫 교회가 되죠. 루디아는 바울 일행이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초청하고 강권합니다. 분명 주님의 말씀을 더욱 자세히 듣기 위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그녀는 이후에 바울의 사역에 있어서 지속적이고 든든한 후원자가 됩니다.
바울과 바나바가 물론 나중에는 서로 용서를 하지만, 본문에서는 나뉘어져서 복음을 위해, 교회를 위해 사역의 길을 나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연약한 모습 마저도 이렇게 사용하셔서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든든히 서게 하는 일에 사용하셨습니다. 또 빌립보에 루디아와 루디아의 가정에 구원의 기쁨을 주시고, 그들이 믿음으로 든든히 서가며 결국 빌립보 교회가 세워지게 됨을 성경과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우리의 연약함 마저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복음과 영광을 위하여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않는 주님의 백성들의 구원을 이루심을 우리가 믿고, 우리의 전부를 사용하옵소서라고 고백하시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