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기도의 자리에 나오신 모든 분들 은혜가 충만한 하루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 본문은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16절부터 21절까지는 아덴에서 바울의 변론하는 내용이고 22절부터 31절까지는 아레오바고에서 설교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32절부터 34절까지는 아덴 사역의 결과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마게도냐에서 아가야로 내려갑니다. 베뢰아 형제들이 아덴까지 동행한 후 실라와 디모데가 복귀하기까지 홀로 아덴을 탐방하며 복음을 전합니다. 웅장한 건축과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즐비한 아덴의 우아함과 세련미에 매려되지 않을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이 아덴을 둘러보고 느낀 첫 감정은 헤아릴 수 없는 우상들로 인한 안타까움과 분노였습니다. 당대 최고의 지성과 철학을 보유한 아덴이 우상들로 넘쳐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런 곳에도 유대 회당이 있었습니다.
우선 회당에서 바울은 경건한 유대인들과 유대교에 호감이 있는 헬라인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아고라에서 만나는 헬라인들을 붙들고 그들이 좋아하는 질문과 답변 방식의 변론으로 복음 전하는 게 그의 일과였습니다. 그 중 어떤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학자들과의 쟁론은 특별했습니다. 다른 지역과 전혀 다른 방식과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소개해야 할 필요가 있었죠. 아덴의 영적 토양은 복음 전도자에게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변론과 쟁론을 통해 예수님과 부활을 담대히 전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바울을 말쟁이로 여겨 무슨 말로 자신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했으며, 또 예수라는 새로운 종교를 설파하는 전도자로 생각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철학가들은 바울을 아레오바고로 이끌며 새 가르침을 좀 더 듣기 원했습니다. 고발을 위한 강압적 체포가 아니었습니다. 아레오바고는 평의회나 법정 같은 공적 의결기구였을 것이라고 추정을 합니다. 외부인이 전하는 새로운 신에 대한 관심이 공적으로 확장될 기회였죠. 바울이 전한 예수님과 부활은 새로우면서 이상한 이야기로 들렸을 것입니다. 여기서 누가는 아덴 사람과 외부에서 들어와 거주하는 사람들의 취미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들의 일과는 새로운 것을 묻고 답하는 일 외에 없었습니다. 최신의 문화, 예술, 종교, 철학, 정치를 논하는데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바울이 아레오바고 중간에 섭니다. 호기심과 경멸, 기대와 조롱으로 단단히 무장한 사람들의 시선이 바울에 쏠립니다.
바울은 아덴 사람들과 아덴에 대한 개인적 느낌과 경험으로 연설을 시작합니다. 물론 듣는 사람들은 연설로 생각했겠지만, 바울은 복음을 담은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바울은 아덴 사람들의 남다른 종교심을 언급합니다. 모든 일에 신들 중심적 사고를 하지만 결국 근본적인 무지를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고자 한 발언입니다. 그들의 열성적 종교심은 도처에 널린 우상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알지 못하는 신을 위한 제단까지 봤던 경험을 소개하며, 신을 모르면서도 신 중심으로 살아가는 아덴인들의 종교적 모순을 지적합니다. 바울은 알지 못하는 신을 언급함으로써 그들이 어떤 종교적 열심히도 알지 못하는 하나님을 증언하려고 합니다.
바울은 먼저 하나님을 우주 만물의 주재, 주로 소개하고, 우상과는 차원이 다른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특징을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그분은 우상이 아니시고, 사람이 손으로 지은 전에 갇히지 않으신다는 것이죠. 아덴에 즐비한 신전과 제단은 사람들의 손으로 지은 것이고 신의 형상까지 사람들이 만들었지만 하나님은 사람이 만든 신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둘째는 하나님은 사람의 섬김을 받아야 충만해지는 신이 아니라는 것이죠. 우상들은 끊임없이 섬김을 강요하는데, 그들이 부족한 신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죠. 그러나 하나님은 홀로 충만하시며 만물에 생명과 호흡을 공급해주심으로 만물을 지탱하시는 분이라는 것이죠. 하나님은 존재를 위해 무언가를 필요로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스스로 계시며 생명으로 충만한 분이시죠. 아덴의 신들과는 차원이 다른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인류의 역사를 정하시고 섭리하십니다. 온 인류를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죠. 인간의 기원인 한 사람은 아담을 염두에 둔 표현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계절과 경계와 민족을 만드시고 정하실 수 있는 유일신이시죠. 모든 창조 질서에는 하나님을 알 만한 지혜가 담겨있다고 로마서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스토아학파의 내세신론을 인용합니다. 즉,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않다라는 것이죠. 하나님은 찾는 자에게 가까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기동하는 것도 전부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여기서 아덴 사람들에게 익숙한 시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우리가 그의 소생이라는 말을 인용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찾는 자가 무지해 지혜를 동원해도 하나님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가장 지혜롭다고 여기는 청중을 향해 바울은 그들의 무지를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제 바울은 자신이 알고 있는 하나님 찾을 길을 청중에게 제시하며 권면하려고 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생명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면 그 하나님을 금, 은, 돌에 사람의 수공으로 새긴 우상처럼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죠.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무지한 인간들을 하나님께서 간과하셨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당신을 알 만한 방법을 베푸셨기 때문입니다. 먼저 인간의 자신의 무지를 회개해야 합니다. 회개의 이유가 설교의 마지막 절을 장식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세상을 공의로 심판하실 날을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어 그분의 의에 합당할 때 심판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그 심판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그 사람으로 말미암는다고 선언합니다.
명확하게 예수라고 말하지 않지만 이미 청중은 바울이 예수와 부활을 전한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결시켰겠죠. 바울은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 모두가 그를 심판주로 믿게 하셨다는 선언을 통해 설교의 방점을 찍습니다. 부활은 하나님의 자기 계시의 정점입니다. 바울의 설교도 회개하고 부활의 예수님을 믿을 때 하나님을 알아 심판을 면한다는 복음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죠.
학자들 중 일부는 바울의 아덴 사역은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평소처럼 복음을 올바로 선포하지 않고 아덴 사람들이 듣기 편한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방식으로 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울의 아덴 사역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세계관에 정곡을 찌를 가장 적절한 메시지였고 충분히 수사적으로 복음을 제시했습니다. 상황과 청중에 맞는 복음 선포는 반드시 요구됩니다. 그리고 바울의 설교를 듣고 일부가 바울을 따르며 복음을 믿게 됩니다.
하나님은 단순 지식 탐구의 대상이 아니며 호기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오직 믿음의 대상이죠. 아덴 사람들에게 복음은 지적 호기심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존재의 시작과 의미를 규명해줄 진리를 몰랐습니다. 게다가 영적으로는 우상숭배에 탐닉하는 자들이었죠. 우리도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이와 같았습니다. 지식이나 혹은 물질, 우상숭배, 관계, 우상이 되는 무언가를 붙잡고 살았었죠. 하지만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고 우리 자신의 존재의 목적과 유일하시고 진정한 신이신 하나님을 깨닫고 믿음 주심으로 믿게 되었습니다. 오직 예수님께서 진리이시고, 사랑이고 은혜임을 믿고 오늘 하루도 예수님으로 인하여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