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목사 / 애 3:1-18

◎본문: 애 3:1-18

◎개요

1-3절 고통을 당한 남자의 탄식

4-6절 어둠 속에 죽은 자처럼

7-9절 사방이 가로막힌 슬픔

10-12절 과녁이 된 나의 심장

13-15절 모든 백성의 조롱거리

16-18절 샬롬과 소망이 떠난 삶

◎본문연구

오늘도 기도의 자리에 나오신 모든 분들 은혜가 충만한 하루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 예레미야 애가 3장은 알파벳 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3개의 시행씩 묶어 똑같은 알파벳 글자로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한글로 치자면, 맨 처음 3행이 전부 기역으로 시작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니은이 3행, 디귿도 3행, 이런 순서로 66행, 본문 66절까지 계속 되어지고 있습니다.

본문은 3절씩 총 6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절부터 3절까지는 고통을 당한 남자의 탄식이고, 4절부터 6절까지는 어둠 속에 죽은 자처럼 하신 내용이며, 7절부터 9절까지는 사방이 가로막힌 슬픔을, 10절에서 12절까지는 과녁이 된 나의 심장, 그리고 13절부터 15절까지는 모든 백성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16절부터 18절까지는 샬롬과 소망이 떠난 삶을 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시의 분위기는 암울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통 속에 있는 것이죠. 막대기로 나를 보호해주셨던 나의 목자가 이젠 종일토록 그 막대기로 치시는 나의 원수가 되신 것이죠. 온종일 치고 또 치시며, 캄캄한 곳을 헤매게 하시고, 가난과 고생으로 둘러싸서 흡사 죽은 자 같이 되었음을 말합니다. 살았으나 죽은 자 같았고 이대로 끝나는 것 같았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옴짝달싹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주님은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높은 담을 쌓아서 몸도 목소리도 넘지 못하게 하신 것 같다고 고백합니다. 혹시나 하나님의 이렇게 냉랭하고 무서운 얼굴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아마 얼음보다 차갑고 냉정하며 외면하는 듯한 뒤돌아서는 모습과 차가움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이런 모습으로 다가오신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를 것입니다.

선지자는 하나님뿐 아니라 동료 백성에게도 조롱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당하신 것처럼 하나님을 의지하고 민족의 아픔을 자기 고통으로 여겼건만, 쓰디쓴 배신과 조롱으로 돌려받은 것입니다. 돌아오기에는, 깨닫기에는 아직도 덜 아픈 것이죠. 선지자의 말이 들릴 만큼 귀가 열리지 않은 것입니다.

주님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한 우리를 주님도 외면하십니다. 먹잇감을 노리는 곰과 사자가 되어 자기 백성을 갈기갈기 찢으시고, 사냥꾼이 되어 고난당하는 백성의 허리를 향해 가차 없이 활시위를 당기셨습니다. 평안도 사라졌고 행복도 옛 일이 되었습니다. 주께 두었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습니다. 시인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과장없이 내뱉습니다. 인간적인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서만 하나님의 구원이 움트기 때문입니다.

매를 드실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뜻을 살피기보다는 자신의 고통을 토로할 뿐입니다. 하나님이 진노하신 이유를 성찰하기보다는 자신의 고통에만 몰입하죠. 잘못을 벌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리는 자녀를 철이 들었다고 하는데, 하나님의 심정을 헤아릴 여력이 없습니다.

흑암 속에 단절된 고통과 수고가 계속 이어지고 기도는 땅에 떨어지는 듯합니다. 하나님은 고통을 주는 곰과 사자 같고, 사냥꾼이 되어 자신을 추격한다는 원망이 절로 쏟아집니다. 조롱거리가 되어버린 자신의 삶을 한탄합니다. 여전히 자기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죠.

자기에게 집중된 고통의 실존 앞에서 소망이 끊어집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상실하고 고통스런 사정만 나열합니다. 하나님의 소망은 무엇인지, 하나님의 고통에는 눈이 멀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진노의 매를 드실 때 미래의 소망 없이 매를 들지 않으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평강에서 떠나 소망이 끊어진 상태일지라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하나님을 찾는 것이 복음의 시작입니다. 인간은 하나님과 단절되어 있으나 그 단절로부터 다시 연결되는 기회를 찾고 구하는 것이 구원의 길입니다. 자신을 내어주신 예수님처럼 우리 또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릴 때, 고통 중에 있을지라도 고통과 환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발견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원망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노의 매를 맞을 때에, 그래도 우리에게 소망이 있기에 매를 들어 바른 길, 구원의 길로 인도하심을 믿고 감사함으로 따라가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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